
오늘 닥터토마토 진료실에 또 한 건의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한 아이가 대학병원에서 최종 검사를 받고, 더 이상 자폐 위험이 없다는 판정을 받은 것입니다.
생후 28개월 무렵 처음 만났을 때, 그 아이(이름을 준이라 하겠습니다.)는 눈맞춤도, 이름 반응도 거의 되지 않았고, 말도 전혀 하지 못하는 무발화 상태였습니다. 검사 결과 역시 자폐 성향이 뚜렷했고, 부모 역시 이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치료를 시작하고 몇 달 뒤, 준이의 변화는 놀라웠습니다. 처음 2~3개월은 반응이 더딘 편이었지만, 고강도 당질 제한 식단을 도입한 이후 상태가 급격히 호전되었습니다. 5개월쯤 되었을 때에는 이미 발화가 시작되었고, 사회적 상호작용도 뚜렷이 좋아졌습니다. 대학병원 재검에서는 사회성숙도 검사 점수가 정상 범주로 회복되었고, 더 이상 자폐나 발달지연의 위험이 없다는 최종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런 사례는 최근 들어 진료실에서 점점 흔하게 접합니다. 특히 생후 30개월 이전, 뇌 가소성이 왕성할 때 치료를 시작하면 짧은 시간 안에 정상 발달로 회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결과가 이렇게 좋은 것은 아닙니다. 아이의 나이가 많거나, 치료 초기의 반응은 뚜렷했으나 끝내 ‘자폐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식이요법을 꾸준히 이어가지 못해 회복의 흐름이 끊기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름이 같은 또 다른 ‘준이’의 이야기입니다. 어떤 준이는 고강도 식이요법을 통해 빠르게 회복했고, 또 다른 준이는 동일한 시도에서 5개월간 변화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케톤 식단을 결합하고 맞춤형 치료를 강화하자 조금씩 반응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마다 몸의 대사 상태, 면역 반응, 환경적 요인이 달라서 같은 이름, 같은 나이라도 치료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닥터토마토가 이 길에 몰두한 지 10여 년이 넘었습니다. 한약과 영양 요법, 면역 조절을 결합하며 시작했을 때도 눈맞춤이나 상호작용의 회복은 가능했지만, 지금처럼 높은 치료율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알러지 식이, 고강도 당질 제한, 케톤 요법, 그리고 체계적인 검사 기반 치료를 단계적으로 도입하면서
비로소 치료 성과는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그러나 치료율이 높아진 지금도 여전히 반응이 더딘 중증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 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하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닥터토마토는 매일 더 나은 치료법을 고민하고, 새로운 접근을 연구하며, 임상 경험을 체계로 정리해가고 있습니다.
자폐 치료는 단순히 ‘고칠 수 있다, 없다’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떤 아이는 빠르게, 또 어떤 아이는 더디게, 어떤 아이는 실패하는 듯하다가 뒤늦게 반응을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마다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맞는 치료법을 찾아내는 과정입니다. 준이라는 이름의 아이들처럼, 똑같이 출발했어도 다른 길을 걷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 차이를 줄이는 것이 닥터토마토가 걸어가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