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폐 스펙트럼과 발달장애 아동을 오랫동안 치료해 오면서, 닥터토마토는 여러 차례 근본적인 질문과 마주했습니다.
“정말 자폐를 치료해야 하는가? 우리가 치료라고 부르는 과정이 과연 아이들에게 옳은 일인가?”
이 물음은 단순히 현실적 어려움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보다 깊이 들어가면 철학적 회의와 맞닿아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바라보는 세상과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 그 두 세계 중 어느 쪽이 더 진실에 가까운가. 닥터토마토는 오히려 자폐 아동들이 보는 세상에 더 순수한 진실이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폐 아동은 사람과 사물을 동등하게 바라봅니다. 인간이 특별히 더 중요하다고 서열을 매기지 않습니다. 눈앞의 현실을 조작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사진처럼 받아들입니다. 반면, 일반적인 인간은 사회적 소통을 위해 의도적으로 현실을 재가공합니다. 이런 차이는 자폐 아동의 세계가 얼마나 독창적이고 순수한지를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특출한 재능을 줄이고, ‘평범한 사회성’을 습득시키는 치료가 과연 옳은 것일까요? 닥터토마토는 이 질문에 오래 고민했습니다. 치료 과정에서 실제로 아이들이 가진 특별한 능력이 줄어드는 경우를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시각적 추구가 강한 아이는 순간적으로 사물을 통째로 스캔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세밀한 사물의 특성을 기가 막히게 재현합니다. 또 어떤 아이는 섬세한 음을 구분하는 능력으로 음악적 재능을 보이거나, 수학적 패턴 인식에 몰두하며 독창적인 수학적 사고를 발달시킵니다. 그러나 치료가 진행되면서 이런 능력이 점점 평범해져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닥터토마토는 치료의 필요성에 명확한 답을 찾았습니다. 첫째, 치료의 목적은 사랑을 주고받는 능력을 회복하는 데 있습니다.
부모와 아이가 서로 사랑을 표현하고, 친구와 즐거움을 나누며, 관계 속에서 행복을 경험하도록 돕는 것. 이것이 치료의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자폐 아동은 종종 감정이 없는 아이로 오해받거나, 내적 고립 속에 갇혀 지냅니다. 치료는 이러한 오해와 고립을 극복하게 하고, 타인과의 정서적 연결을 가능하게 합니다.
둘째, 치료는 아이의 재능이 더 온전히 꽃피울 수 있도록 돕는 과정입니다.
아이의 고유한 능력이 사회성 부족 때문에 장애로 비춰지는 현실은 너무도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소통 능력이 더해진다면, 그 재능은 세상에서 존중받는 특별한 가치로 전환됩니다. 닥터토마토는 이러한 재능이 인류를 위해 주어진 선물일 수 있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치료는 아이의 개성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재능이 사회 속에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결국 인간은 본능적으로 행복한 소통을 위해 현실을 재구성하는 존재입니다. 자폐 아동은 단지 부모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능력이 부족할 뿐, 결코 감정이 결핍된 존재가 아닙니다. 치료가 필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아이의 독특한 세상을 존중하면서도, 동시에 사랑과 재능이 더 크게 꽃피울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자폐 치료의 진정한 의미이자, 닥터토마토가 추구하는 발달적 접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