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스펙트럼 장애 유병률 상승과 중증화 현상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는 현대 사회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신경발달장애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 증가가 실제 발생률의 상승인지, 혹은 진단 기준 변화와 인식 확대의 결과인지는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다.
개인적인 경험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체감된다. 과거에는 ASD로 추정되는 아동이 매우 드물게 관찰되었지만, 최근에는 일반 학급에서도 일정 비율로 관찰되는 것이 낯설지 않다. 다만 이러한 관찰은 과학적 근거로 사용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실제 추세는 역학 연구 데이터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CDC)의 자료에 따르면,
ASD 유병률은 지난 20여 년간 지속해서 증가해 왔다.
- ASD 유병률 변화 (CDC 기준)
2000년: 약 150명 중 1명
2010년: 약 68명 중 1명
2022년: 약 31명 중 1명 (약 3.2%)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변동이 아니라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보여준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보고되었다. 김영신 등의 연구에서는 ASD 유병률이 약 2.6%로 나타나, 서구권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이 두 데이터를 종합하면, ASD는 특정 국가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증가 추세를 보인다고 해석할 수 있다.
ASD의 변화는 단순한 유병률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에는 증상의 중증도(severity)가 증가하고 있다는 논의도 활발하다. 특히 최근 학계에서는 기존 ASD 범주 중에서도 기능 수준이 매우 낮은 집단을 “Profound Autism”으로 별도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The Lancet 위원회 보고서(2022)에 따르면 ASD 인구 중 약 40%가 평생 돌봄이 필요한 수준의 중증 군으로 의료·사회적 지원 측면에서 큰 부담을 야기한다고 한다.
여기서 제시한 “Profound Autism”은 일반적으로 다음 기준을 포함한다:
지능지수(IQ) 50 미만
비언어적 상태 또는 제한된 언어 사용
평생 지원이 필요한 기능 수준
미국에서 수행된 대규모 연구(2000–2016, 15개 지역)에 따르면 8세 ASD 아동 중 약 26.7%가 중증 자폐(profound autism)로 분류되었다. 여기서 제시된 주요 특징 역시 비언어 또는 제한적 언어와 낮은 IQ 그리고 자해 행동 증가, 발작 장애 동반 가능성, 매우 낮은 수준의 사회 적응 기능으로 분류하였다. 결국 ASD 아동 중 약 1/4~1/3이 고도의 보호가 필요한 상태임을 의미한다.
그러면 우리는 ASD 증가의 원인을 찾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이는 대단히 논쟁적인 영역이기는 하다. ASD 증가 원인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두 가지 관점이 존재한다. 첫째는 진단 확대 가설이다. 즉 진단 기준 변화(DSM 개정)로 ASD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고 조기 진단 활성화되었다고 한다. 이런 주장은 일부 증가를 설명할 수 있기는 하다. 두 번째 가설은 환경 변화에 따른 생물학적 요인 증가 즉 후생유전학적 영향에서 찾는 것이다.
단순 진단 증가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연구 흐름은 점점 다음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즉 유전 + 환경 상호작용 모델 (gene–environment interaction)이다. ASD는 유전적 경향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유전만으로 최근의 급격한 증가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와 관련하여 자주 인용되는 개념이 있다:
“유전자는 총을 장전하고, 환경이 방아쇠를 당긴다”
즉 유전은 ASD 발생의 취약성을 제공하고 환경적 요인이 실제 발현 유도한다는 것이다. 최근 연구에서는 이러한 상호작용이 후생유전학(epigenetics) 수준에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닥터토마토 프로토콜은 ASD를 단순한 고정된 신경발달장애가 아니라 신경-면역(neuro-immune) 상호작용의 결과로 이해한다. 이 관점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가능해진다: ASD를 유발하는 환경 요인은 무엇인가? 이러한 요인을 제거하거나 조절하면 회복이 가능한가? 즉, ASD 증가 및 중증화의 원인을 찾는 과정은 회복 전략을 찾는 과정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 글에서는 ASD 증가와 중증화라는 “현상”을 다루었다.
다음 글에서는 중증화가 진행되는 시기 및 후생유전학적 원인을 찾는 이야기를 다룰 것이다.